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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영 교수·대표 시리즈 칼럼: 3편] 신약개발은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하는가? : 최종 목표로부터 Discovery를 설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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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8회 작성일 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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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영 교수·대표 시리즈 칼럼: 3편] Discovery by Design: 한국 바이오의 성공 확률을 설계하다


- 신약개발은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하는가? : 최종 목표로부터 Discovery를 설계하기


지난 글에서는 Discovery by Design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였다. Discovery는 더 이상 새로운 타깃과 후보물질을 찾는 단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공 가능한 신약개발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이어지는 다음 질문이다.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Discovery를 설계해야 하는가?


전통적인 신약개발에서는 대개 새로운 타깃을 발견하고, 우수한 후보물질을 확보한 뒤, 이후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보완해 나가는 방식을 취해 왔다. Discovery, 비임상, 임상이라는 선형적인 개발 흐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Discovery by Design은 조금 다른 질문으로 출발한다.


우리는 최종적으로 어떤 의약품을 만들려고 하는가?


이 질문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같은 타깃이라도 만성 질환 치료제인지, 급성 질환 치료제인지, 중추신경계 치료제인지, 말초 질환 치료제인지에 따라 필요한 후보물질의 특성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Discovery는 후보물질을 먼저 찾고 그 용도를 고민하는 과정이 아니라, 만들고자 하는 의약품의 모습을 먼저 정의하고 그 목표에 가장 적합한 후보물질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수년 동안 매일 복용해야 하는 만성 경구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연구자가 가장 먼저 던져야 하는 질문은 단순히 “가장 강력한 효능을 가진 물질은 무엇인가?”가 아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더 중요할 수 있다.


◾ 이 물질은 경구로 충분히 흡수되는가?

◾ 하루 한 번 복용으로도 충분한 약효를 유지할 수 있는가?

◾ 반복 투여했을 때 체내에 축적되지는 않는가?

◾ 장기간 표적을 억제해도 안전한가?

◾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은 없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Discovery 단계부터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용해도와 장관 투과성 평가, 간 마이크로솜과 간세포에서의 대사 안정성, CYP 저해 및 유도 시험, 반복 투여 PK, PK–PD 관계 분석, 다빈도 병용 약물과의 상호작용 분석, 목표 투여 간격(1일 1회, 주 1회 등)을 만족할 수 있는 PK–PD 특성 평가, 노인에서 예상되는 약물동태 변화에 대한 PBPK 예측 또는 초기 PK 모델링, 초기 장기 안전성 평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연구들이 단순히 규제 기관에 제출하기 위한 자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데이터들은 어떤 후보물질을 최종 개발 대상으로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Discovery by Design은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을 위한 증거(Evidence)를 먼저 설계하는 접근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어떤 데이터가 후보물질의 선택, 개발 전략의 수정, 혹은 개발 중단(No-Go)이라는 중요한 의사 결정을 바꿀 수 있는지를 미리 정의하는 것이다.


Discovery by Design에서는 가장 강한 물질이 아니라, 최종 목표 의약품에 가장 적합한 물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추 신경계 치료제라면 질문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번에는 같은 타깃이라도 중추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에는 전혀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 이 후보물질은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충분히 통과하는가?

◾ 혈장 농도가 아니라 실제 뇌에서 충분한 농도를 유지하는가?

◾ 질환과 관련된 뇌 부위에서 표적에 도달하는가?

◾ P-glycoprotein과 같은 수송체에 의해 쉽게 배출되지는 않는가?

◾ 치료 효과보다 의존성, 경련, 뇌 기능 억제 등 중추 부작용이 먼저 나타나지는 않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Discovery 단계부터 BBB 투과성 평가, efflux transporter 시험, 뇌와 혈장의 비결합형 농도 분석, 뇌 내 분포 연구, 표적 점유율(target occupancy) 평가, 초기 CNS 안전성 평가와 같은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 없이 단순히 세포 수준의 효능이나 혈장 농도만을 기준으로 후보물질을 선택한다면, 실제 임상에서는 충분한 약효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Discovery 단계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문제가 임상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것이다. 신경전달을 조절하는 중추 신경계 약물을 개발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러한 약물은 임상 3상에 이르러 규제 기관으로부터 의존성(abuse potential)과 남용 가능성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시험은 개발 후반부에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만약 후보물질이 높은 남용 가능성을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수백억 원을 투입하여 임상 2상까지 완료한 이후에는 후보물질을 바꾸거나 개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반면 Discovery 단계에서부터 수용체 선택성, 도파민 보상회로 활성화 가능성, 초기 행동약리학 평가 등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미리 예측했다면, 후보물질 자체를 변경하거나 적응증을 수정하는 등 훨씬 작은 비용으로 전략을 조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최종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약품이 달라지면 Discovery 단계에서 던져야 하는 질문도 달라지고, 확보해야 하는 데이터도 달라진다. 즉, Discovery는 새로운 타깃을 찾는 과정인 동시에,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언제 확보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요소들을 개발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는 모두 검토한다. 그러나 Discovery by Design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검토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을 가장 이른 시점에 던지고, 그 답을 후보물질 선정과 개발 전략에 실제로 반영하는 것이다. 필요한 데이터는 개발 단계의 요구를 충족하거나 규제 기관에 제출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리고, 필요한 행동을 바꾸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투자자와 규제 기관 역시 결국 이러한 의사 결정의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것이 Discovery by Design과 기존의 선형적인 신약개발 방식이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물론 모든 위험을 미리 없앨 수는 없다. 사람에서만 나타나는 예상하지 못한 독성이나 새로운 생물학적 현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위험이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부 위험은 충분히 미리 확인하거나 최소한 그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Discovery by Design은 이러한 ‘미리 확인 가능한 위험’을 가능한 한 앞 단계에서 줄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더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접근이다.


결국, Discovery는 더 이상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단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어떤 의약품을 만들 것인지 정의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과 데이터, 그리고 후보물질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다. Discovery by Design에서 데이터의 목적은 보고서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는 후보물질을 유지할 것인지, 구조를 변경할 것인지, 적응증을 수정할 것인지,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존재한다. 데이터가 의사 결정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 데이터는 너무 늦게 만들어졌거나 애초에 만들 필요가 없었던 데이터일 수도 있다. 좋은 신약개발은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미리 알 수 있는 위험을 가능한 한 앞에서 줄이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신약개발의 위험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위험(Knowable Risk)’과 ‘끝까지 남을 수밖에 없는 위험(Unknowable Risk)’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Discovery by Design이 이 두 가지 위험을 어떻게 다르게 관리하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5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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